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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한위스키 40

Kai x D.o.

BGM. Yiruma - Indigo




카디 독한위스키 40

W. 율이



"경수야 외국에 나가는 게 어떻겠니?"

어머니가 물어왔다. 

"무슨 말씀이세요?"

"그 죽은 청년 너희 팀이었다며. 혹시라도... 네가 죄책감 같은 거 가져서 힘들어하면, 엄마는 그거 못 봐..."

"..."

"예전부터 호주로 유학 가보고 싶다 하지 않았니? 이참에 다녀오는 게 어떨까. 네 아버지도 그러길 원하셔."

경수는 알고 있었다. 부모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루빨리 사건을 무마하고, 그 자리를 떠서 아무런 관련도 없는 사람처럼 만들게 하려는 것. 도경수라는, D그룹의 하나뿐인 외동아들을 박찬열의 죽음이라는 사건에서 완전히 배제시키는 것. 그들이 뭐라고 돌려 말하든 간에, 그것이 목적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너도 그게 편하지 않겠니. 엄만 너 안 그럴 거 알지만, 그동안 네 아버지가 너 얼마나 감시했는지 모르지? 네가 그 KJ그룹 김종인이란 아이 집에 매번 드나드는 것도 알고 계시다는 거 알고있니?"





*





언젠가 그랬었나. 종인아, 나는 네 곁에서 최대한 버틸 것이라고. 너 또한 내가 그러길 원한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그렇게 다짐했었다고. 그런데 너는 그랬다. 내가 보지 않는 곳에서 네 입으로 대답했다. 도경수는 네 어떠한 조건 때문에 만난 것이라고. 나를, 내 아버지를 무너뜨리기 위해 만난 것이라고. 

내가 물었었던 적이 있다. 춤도 출 줄 아냐고. 네가 대답했다. 어릴 때 조금 배웠어. 나 춤 잘 춰. 다음에 보여줄게. 아버지는 싫어하셔서 관뒀지만. 그런데 나를 망가뜨리는 조건이 네가 그 춤을 출 수 있게 되는 거였다고. 경수는 쓰게 웃었다. 이윽고 휴대폰을 들어 어딘가로 전화를 거는 것이었다.

"··· 어머니, 저 외국 나갈게요."





*





김종인을 만났다. 종인을 처음 만난 것이 4월의 첫날이었던가. 그런데 벌써 12월을 맞는 첫날이 되었다. 찬열이 제 삶을 버린 지는 채 2주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였을까, 그 2주 동안 김종인을 만나서 웃은 적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웃었다. 사실은 아무것도 듣지 아니한 사람처럼 웃었다.


"김종인, 넌 왜 커피 안 먹어?"

"어? 그냥... 쓰잖아. 사약 같아. 솔직히 사람들이 그거 왜 먹는지 모르겠어."

"그래...?"

"근데 너는 맨날 아메리카노만 먹으면서 웬일로 카페라떼야?"

"밖에 눈 오잖아. 추울 땐 원래 라떼 먹어."

경수가 턱에 손을 괴고 창밖을 바라보자 종인이 경수를 따라 고개를 돌렸다. 

"눈... 그러네. 눈 오네."


종인을 보며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면서도, 사실은 이제 너를 떠나야 할 것이라는 것은 말하지 않았다. 휘몰아치듯 결정해버린 그 결심은, 언젠가 후회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김종인을 마지막으로 볼 이 순간은 후에 후회하지 않도록 남기겠다고 생각했다.

경수가 종인을 보며 웃자 종인이 마주 보며 웃었다. 깊게 패인 쌍꺼풀, 그리고 웃을 때마다 생기는 기다란 보조개. 웃는 것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도경수가 없더라도, 이 웃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니, 사실은 도경수가 제 곁을 떠나면 이 웃음도 잃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로지 도경수 때문에 웃은 것이라고, 네가 없으면 이 미소를 띨 수 없다고 그렇게 울면서 후회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경수의 하트 입술이 사랑스럽다는 듯 미소 짓는 종인의 눈을 보았다. 코를 보았고 입술을 보았다. 종인아. 너의 그 눈빛이 어떻게 거짓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오늘 네 눈빛을 보고 온전히 알았다. 네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이 거짓이 아님을. 네가 나에게 다가온 이유가 뭐든, 결국은 네가 나를 온전히 사랑하게 되었음을. 그런데 종인아, 너는 나에게 독한 위스키 같다. 조금만 마셔도 취하고, 그 취함이 좋아서 조금 더 마시면 힘들고, 기어코 적정량을 넘겨 마시면 결국은 토해내야 하는 그런 존재다. 나는 너를 좋아한다. 하지만 계속 너를 마시다 보면 언젠가는 토해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도경수는, 그곳을 떠났다. 한국을 떠났고, 종인을 떠났다. 이 자리에, 모든 것은 이 자리에 두고.




CHAPTER2. A Stiff Whisky

-fin-








[CHAPTER2. A Stiff Whisky] 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챕터가 마무리되는 바람에 다른 편의 반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음편도 오늘 이어서 올라갈 예정입니다.

BGM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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